드디어 퇴사 일정이 정해졌습니다. 입사때부터 머지 않은 시간 안에 퇴사를 하기로 결심한 상태로 회사에 들어 왔지만 그래도 막상 퇴사를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전 28년이라는 짧은 인생 동안 굉장히 빠르게 달려왔습니다. 재수생활 없이 대학에 들어갔고, 휴학 한번 없이 취직을 했습니다. '취준생 100만 시대'와는 동떨어지게 취업 과정 또한 무척이나 Simple합니다. 3학년 겨울방학에 실시한 인턴 직후 입사확정이 되어 4학년 한해 동안 편하게 학교를 다니고 졸업 직후 입사를 했습니다. 그렇게 시대와는 달리 조금 빠르게 입사한 저는 입사 첫 해 결혼과 득녀를 경험하게 되었고, 2018년에는 둘째 또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인생을 달려온 저는 이번에도 입사한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3년차 엔지니어임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퇴사를 하는 이유는 일이 힘들어서 그런것도 아니고, 회사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도 아닙니다. 단지 가족기업이 있고, 그 가족기업을 일구어 나가는 일원이 되기 위해 배움의 시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른 나이이지만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회사 선배들에게 이야기 하기 어려운 이야기이며, 심지어 친한 동기들에게도 쉽게 말 할 수 없는 이야기 입니다. 왜냐면 서로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은 이상 쉽게 이런 선택을 이해하기 힘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상황이 어찌됐든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서나마 제 생각을 정리하고 나름 공식적으로 발표 하는 것은 앞으로 퇴사 후 제 인생이 조금은 걱정 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 제 마음을 다잡고 더욱 좋은 모습의 제가 되기를 다짐하기 위해서 입니다.
퇴사 후 제 삶은 잠깐 쉬어가는 삶이 될 것 같습니다. 쉼 없이 달려온 제 인생에 대한 일종의 상이면서, 제 가족들을 위한 가정적인 시간이 될 것이며, 또한 앞으로 펼쳐질 더 넓고 거친 세상에 대한 준비기간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육아도 하고, 영어 공부와 베트남어 공부도 할 것이며, 심층적인 독서와 서평쓰기, 그리고 그를 통해 부가적으로 이어지는 유튜브 동영상 만들기에도 집중할 생각입니다.
솔찍한 심정으로는 앞으로 어떤 삶이 펼쳐질지 굉장히 두렵습니다. 생계를 부양할 만큼의 큰 돈이 없는 것이 현실이고, 2년간의 준비 기간 이후의 제 삶이 순탄할지 어떨지에 대한 걱정도 앞섭니다. 하지만 제가 제일 두려워 하는 한가지는 '2년의 준비 기간이 주어짐에도 불구하고 제 자신이 크게 성장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하는 걱정입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을 충실히 사용하고, 그 기간 동안 새로운 사람으로 크게 성장하길 간절히 기원하며 퇴사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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