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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일상

편집증 따라하기

2017.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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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시절, 나는 자취방에 혼자 앉아 썰전을 보곤 했다. 취업을 한 뒤 TV볼 시간이 줄어들었고 그렇게 자연스레 썰전이라는 프로와는 멀어져 지내고 있었다. 그런던 중, 지난 5.14일 대선 이후 갑자기 썰전이 너무나도 보고 싶어졌다. 새로운 대통령에 대해 뭐라고들 이야기할지, 그리고 내가 새롭게 알아야 하는 사항들이 뭔지 궁금해서 였던것 같다. 그렇게 나는 jtbc 다시보기의 정액권을 과감하게 결제했다. 그렇게 썰전을 재밌게 보고 난 다음날, 나는 문득 전날 결제한 jtbc 정액권이 아깝게 느껴졌고. 나도 모르게 뽕을 뽑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jtbc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jtbc에서 하는 프로들 중 딱히 지금 당장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없어 아쉬워 하고 있던 중, 나는 한 프로그램에 궁금증이 가기 시작했다. 그 프로는 바로 '잡스'였다. 박명수, 전현무, 노홍철이 MC로 진행하는 이 프로는 매회 특정 직업인들이 나와 자신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잡스에 출연한 다양한 직업들이 있었지만, 내가 가장 궁금한 직업은 평론가였다.


 그렇게 평론가편을 시청하게 되었다. 평론가 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있을 것이라 예상되는 미학평론가, 시사평론가 진중권교수, 나는 개인적으로 잘 몰랐던 음악평론가  임진모,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출연했다. 진중권 교수를 제외한 임진모님, 황교익님은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어찌되었든 평론가라는 직업에 걸맞게 말씀들을 잘 하시고, 글도 잘 적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수입은 별로 좋지 않다는 이야기들을 하셔서 참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어쨋든 오늘 쓰는 이 글의 제목이 편집증 따라하기 인것은 이 방송에서 진중권 교수가 한 이야기를 통해 시작된다. 방송에서 평론가들의 직업병은 어떤것들이 있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진중권교수는 본인은 편집증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 중 하나가 자신이 쓰는 모든 논문은 한 문단이 7줄로 되어 있다고 했다. 사실 7줄로 글을 적는 것이 좋은건지 아닌지도 모르지만 우선 7줄을 맞추려 문단을 써 내려 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오늘의 글이 끝날 것이라 생각해서 한번 써보자는 생각을 했다.


 오늘의 글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모방은 창조의 시작이라고 했던가, 어떠한 창조라 해도 기존의 것들의 모방이고 기존의 것들의 편집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그러니 오늘의 편집증 따라하기가 결국 내 글쓰기 실력도 향상이 되고, 나의 글들이 점점 다듬어 지고 주제도 좋아지는 그런 첫걸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글을 써내려 가야 겠다. 애초에 몇 문단을 적을지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점점 글의 끝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글을 쓰는 중간에 아내가 피자를 사와서 잠깐 글의 흐름이 깨지긴 했지만, 그래도 어찌 되었든 나의 글은 세 문단으로 끝을 내어야겠다. 편집증 따라하기는 이렇게 끝이 나지만, 이 따라하기를 계기로 나의 글들이 점점 더 좋은 글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하나씩 하나씩 글들을 적어 내려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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